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증가한 것이 아니라 체내에 지방량이 정상 범위보다 더 증가한 상태를 말한다. 비만은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등을 일으켜 사망률을 증가시키는 질병이다. 그런데 체중이 정상인데도 불구하고 비만환자와 같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등의 질병이 잘 동반되는 경우가 있다. 이와 같이 체중이 정상이지만 대사적으로 비만인 사람의 공통된 특징은 배가 나와있다(복부비만)는 것이다. 즉, 체중이 정상이더라도 배가 나온 경우에는 비만과 같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과 같은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1. 복부비만의 원인
비만은 정신사회적 요인, 유전, 질병, 약물 등의 다양한 원인으로 에너지 섭취가 소비보다 증가할 때 발생된다. 체중이 증가하면 허리둘레도 같이 증가하기 때문에 복부비만의 원인은 일반적인 비만의 원인과 차이가 없다. 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으로 비만인 사람들은 대개 활동량이 부족한 사람에서 잘 발생되며 주로 내장지방량이 증가하여 복부비만이 생긴다. 복부비만은 ‘내장지방형’과 ‘피하지방형’을 구분할 수 있다.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주로 남성이나 폐경 후 여성에서 발생된다(그림 1). 피하지방형은 주로 폐경 전 여성에서 나타난다(그림 2). 내장지방형 복부비만은 비만의 동반질환인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혈증 등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다.
2. 복부비만의 진단
비만은 체질량지수(비만지수)로 진단한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이다. 체질량지수 25 kg/m2 이상을 비만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체중 75.0 kg, 신장 170.0 cm인 경우 체질량지수는 75 ÷ 1.72 = 25.9 로 비만에 해당된다. 복부비만은 허리둘레로 평가한다. 허리둘레가 남성에서 90 cm 이상, 여성에서 85 cm 이상이면 복부비만이다. 그 외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단층촬영(MRI)으로 복부지방을 직접 측정할 수 있다.
3. 복부비만으로 인한 합병증
복부비만인 경우 내장지방량이 증가하게 된다. 내장지방량이 증가하면 간문맥을 경유하여 간으로 지방(유리지방산)이 많이 전달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되면 간에서 포도당을 많이 만들어서 혈당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증가된 유리지방산은 근육에서 포도당의 흡수를 억제하여 근육 내에서 포도당의 사용이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기전으로 혈당이 상승하게 되고 더 진행되면 당뇨병이 발생된다.
간에서 초저밀도지단백-콜레스테롤 (주로 중성지방으로 구성)을 많이 만들어서 혈관으로 방출하게 되면 이상지혈증이 발생된다. 복부비만으로 신장주위 지방량이 증가하고 렙틴(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 상승하고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에 장애가 생겨 고혈압이 발생된다.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면 뇌중풍, 심근경색증과 같은 뇌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이로 인한 사망률 또한 증가한다.
4. 복부비만의 치료
복부비만의 치료는 일반 비만치료와 다르지 않다. 식사요법, 운동요법, 행동요법을 병행하여도 대사적 이상 소견이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정상 체중이면서 대사적으로 비만인 환자는 체중이 줄지 않고 허리둘레만 감소되어도 대사적 이상소견이 개선될 수 있다. 따라서 정상체중인 복부비만 환자는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할 필요가 없다. 치료 목표를 허리둘레를 줄이는데 두면 된다.
식사요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섭취 열량을 줄이는 것이다. 적게 먹으면 체중이 감량되는데 이 때 내장지방도 체중 감량에 비례하여 감소된다. 10 kg 정도 체중을 줄이면 내장지방량이 약 30%까지 감소될 수 있다. 전체 식사량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중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를 잘 먹지 않는데도 중성지방이 높은 경우가 있다. 당뇨병이 있거나 술을 많이 마시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밥, 면, 감자 등의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금주를 하면 중성지방이 잘 내려간다. 적게 먹어 배가 고픈 경우에는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배고픔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운동요법으로도 내장지방량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유산소 운동을 추천한다. 숨이 약간 찰 정도(옆 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의 강도로 주 3-5회 30-60분 이상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의 종류는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면 된다. 허리둘레를 줄이기 위해 복부운동을 해야할 필요는 없다. 많이 활동하여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면 체내 지방이 감소하게 되는데 이 때 내장지방이 다른 부위의 지방보다 더 잘 감소된다. 따라서 특정 운동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체내 지방을 줄이는데는 유산소 운동이 좋지만 식사요법으로 근육량이 감소될 수 있으므로 근력강화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정상체중이면서 복부비만인 환자들은 근육량이 적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적절한 운동을 병행하여 근육량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근육량이 감소하면 체중유지가 힘들게 된다.만 여성들은 임신 전에 미리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