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정이 좋지 않았던 60~7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아이는 통통한 것이 좋다고 생각되었었다. 우량아 컨테스트까지 있었던 그 때로부터 50여 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소아, 청소년 들의 비만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소아, 청소년기 비만의 가장 큰 문제는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60% 이상이 성인 비만으로 이어질 뿐 아니라 그 자체가 소아 및 청소년기에 당뇨병, 고혈압, 지방간, 고지혈증 같은 성인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비만은 성조숙증 및 성장 장애를 동반할 수 있고 이는 외모를 중요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자아 존중감의 상실과 심하면 우울증 등의 정신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소아/청소년기의 과체중 및 비만은 주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치료를 하게 되는데 본인이 비만에 대한 심각성을 인정하고 생활 습관을 변화시키려는 강한 의지가 필요한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어린 소아에게 이해 시키는 것이 어렵고, 청소년은 체중관리가 학습에 대해 우선순위가 밀리게 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에 반응을 잘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재발하기도 쉽다.
소아 청소년 비만의 진단>>
소아 청소년기는 성장하는 시기이므로 성인과 같이 키와 체중으로 산출하는 체질량 지수를 일괄적인 값으로 적용하여 비만을 진단하지 않는다. 성별과 나이에 따라 체질량 지수를 백분위로 표시한 곡선을 이용하여 85백분위수 이상은 과체중, 95백분위수 이상의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대부분은 고칼로리 음식은 많이 먹지만 소비하는 에너지는 적은 상태가 지속되면서 나타나는 1차성 비만이지만 간혹 드물게 유전적 질환, 내분비 질환, 중추신경계 이상, 약물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2차성 비만이 있으므로 갑자기 진행된 비만이나 고도 비만인 경우 의료진의 전문적인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소아 청소년 비만의 치료>>
대부분의 소아 청소년 비만의 경우 체중감량이 아닌 체중 유지를 목표로 식이요법과 운동요법, 행동 수정을 함께 시행하게 된다. 무리한 체중감량을 목표로 하게 되는 경우 성장과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키는 크지만 체중은 유지하는 느낌으로 지속적인 생활습관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성장이 끝났을 때 비만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특별한 합병증이 있는 95백분위수 이상의 소아에서는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할 수 있지만 이 때 목표도 1개월에 0.5kg 정도로 천천히 감량하는 것을 목표로 잡아야 한다.
식이요법은 전반적인 열량 섭취를 줄이되 각종 영양소의 균형이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열량 섭취를 줄이는 방법은 규칙적인 세끼 식사와 적절한 간식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데 외식을 최소화해야 하며, 간식으로 패스트푸드나 가공식품은 금지하고 과일이나 채소를 소아가 좋아하는 방법으로 조리하여 체중감량을 위해 억지로 먹는 음식이 아니라 살이 잘 찌지 않는 음식을 먹는 것을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해야 한다. 또한 물 대신 주스나 청량 음료를 마시지 않도록 하고 우유도 키가 큰다는 생각 때문에 마음껏 마시게 하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음식이던 많은 양을 먹는 것은 비만의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운동은 개개인의 비만 정도, 체력에 따라 적절한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은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여 꾸준히 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일상 생활 속의 신체 활동을 늘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데 TV 시청과 인터넷 사용을 줄이고 심부름하기, 방청소 하기, 시장 함께 가기 등의 활동에 즐겁게 동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화를 위해서는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지키고 그 결과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하는 과정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학동기 소아의 경우 스티커 붙이기 등의 보상 방법이 도움이 된다고 하며, 보상을 음식으로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예. 1kg 을 감량하면 피자를 사준다…) 청소년기는 목표와 방법을 설정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부모의 간섭과 규제보다는 본인의 결정으로 시행하고 착오를 거쳐 수정하면서 발전해나가도록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앞서 설명한 비만 치료의 모든 과정 속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요소는 바로 ‘부모의 역할’ 그리고 ‘온 가족의 변화’ 이다. 비만 소아가 있는 가족은 외식이나 야식을 즐겨 하는 경우가 많으며 부모가 살이 찌는 음식을 좋아하는 경우가 많고 활동적인 취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소아 비만을 진단받게 된 경우 먼저 가족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먼저 짚어보고 가족이 함께 고쳐나가려는 결심이 필요하다. 건강한 생활습관에 대한 원칙을 설정하고 이 원칙을 비만한 소아에게만 적용하려고 하면 스트레스와 불만만 생기게 될 것이다. 비만이 아닌 형제에게도 외식, 야식, 간식을 즐기지 않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올바른 생활 습관이므로 똑같이 적용시켜야 하며, 부모의 기분에 따라 ‘오늘만’이라고 하고 이 원칙을 지키지 않는 모습이 반복된다면 소아 비만의 치료는 불가능할 수 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