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감량,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체중으로 마음고생을 해보신 분들은 누구나 실감하고 있을 것이다. 의사들도 원칙과 경험에 맞추어 환자들에게 방법도 제시해주고 진행과정도 살펴주고 하지만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성공이냐 실패냐를 따지는 것에 앞서 비만인의 경우 체중감량의 중요성을 잘 이해하고 스스로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습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는 것 그 자체가 더 중요할 수 있다. 그것을 굳이 표현하지만 동기부여(motivation)이라고 하겠다.
간혹 체중을 줄이려는 목적이 불분명해진다거나 왜곡되면서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분명히 해두어야 한다. 체중감량의 목표도 몇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최소한 체중이 더 느는 걸 방지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고, 좋기로는 체중을 목표한 만큼 줄이는 것도 있겠고, 더 중요한 것은 줄인 체중을 장기간 유지하는 것까지를 포함할 수 있다.
우선 평가를 먼저 받아야 한다. 간혹 체중감량이 필요치 않은 사람이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경우가 있다. 비만을 평가하는 방법은 체질량지수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로 평가하는 방법과 허리둘레(cm)로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보고 있고 허리둘레가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 이상인 경우 복부비만이라고 하고 있다.
비만의 전단계인 과체중은 체질량지수로 23-24.9, 허리둘레로 남자 85-89cm, 여자는 80-84cm로 볼 수 있다. 키 170cm, 체중 80kg, 허리둘레 95cm인 남자가 있다면 체질량지수가 27.7 이므로 비만이고 복부비만도 같이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만인에서 체중감량의 목표는 원래 체중의 10% 정도 체중을 감량하는 것으로 정한다. 위 예를 기준으로 80kg인 남자는 10% (8kg)의 감량을 목표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과한 체중의 정도에 따라 기준은 달라져야 한다. 체중이 8kg 줄어 72kg이 되면 체질량지수가 24.9로 비만의 기준 아래로 내려가기 때문에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0%의 체중감량이 쉽지 않은 목표일 수 있기 때문에 5-10% 정도로 넓게 잡기도 한다. 반대로 키가 170cm인 사람이 90kg이라면 10% 줄이면 81kg이 되고 여전히 비만의 기준에 들어간다. 그럼 목표를 20%로 높여야 할까? 그렇지 않다. 그 근거는 아주 잘 구성된 체중관리프로그램을 적용해도 평균적으로는 10% 이상 체중감량이 어렵기 때문이며, 한편 5% 정도의 체중감량 만으로도 건강위험도는 상당히 감소시킨다는 의학적 근거에 입각한 것이다. 물론 개인에 따라 체중감량이 더 많이 이뤄지기도 한다. 너무 지나친 목표 설정은 달성하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달성한다 하더라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에 10% 정도로 정해놓은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적절한 시간(기간)이다. 체중의 10% 감량 목표를 달성하는 시간을 치료 시작후 6개월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다. 체질량지수가 25-30 정도라면 하루 300-500 kcal를 줄이는 것으로 1주일에 0.2-0.5kg을 줄일 수 있고 6개월이 되면 10% 감량이 가능하다는 이론적인 배경에서 나왔다. 1kg이 7000kcal 정도 된다는 것이다.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으로 심한 비만인 경우 하루 500-1000 kcal 정도 줄이도록 하여 1주일에 0.5-1kg을 줄이도록 하고 있다. 대개 체중감량이 초기에는 잘 이뤄지지만 6개월 정도 되면 감소 정도가 줄어들고 더 이상 줄어들지 않기도 한다. 이것은 체중이 줄어드는 만큼 우리 몸의 신진대사(에너지소모)도 감소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초기에는 매주 체중감량의 정도를 평가하고 1-2개월후 체중감량의 정도를 파악하여 현재 적용하고 있는 체중감량 방법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 원하는 만큼의 체중감량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무엇이 문제인지를 파악해서 수정 보완해야 한다.
식사조절이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며, 개개인마다의 개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 이때 자기 스스로의 식사습관을 잘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습관이 과다한 칼로리 섭취를 유도하고 있는지를 파악해서 고쳐야 할 부분을 찾아야 한다. 하루 300kcal의 칼로리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했다면 구체적으로 필요한 방법을 찾아서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은 식사의 제한은 단기간 체중감량에는 큰 도움이 되지만 영양 불균형으로 오히려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유지요법이 어려워 요요 현상으로 오히려 체중이 더 늘어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당연히 운동요법이 병행되어야 한다. 식사로 줄일 수 있는 칼로리가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운동(신체활동 증가)으로 보조해야 한다. 특히 유지요법을 할 때는 꾸준한 운동을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유지요법이다.
체중감량도 어렵지만 유지요법은 더 어렵다. 한 연구에 따르면 5년후 처음 계획했던 체중감량 목표를 달성하고 있는 사람은 5%도 안 된다고 한다. 그만큼 체중감량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것인데, 대개 많은 양의 체중 감량을 위해서는 식사조절과 운동요법 만으로는 어렵고 약물치료를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는 장기간의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서 6개월 내지 2년 정도까지 복용하는 걸 권고하고 있는데, 약물치료가 중단되는 순간 과거의 생활습관으로 돌아가거나 신진대사의 변화가 오면서 서서히 체중이 회복되는 것을 많이 본다. 6개월후 감량된 체중이 충분치 않거나 좀더 체중감량을 원할 때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즉, 식사조절, 운동요법의 강도를 좀더 높이거나 약물치료를 하지 않던 경우 약물치료를 추가한다던지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리해보면 체중감량은 말하긴 쉽지만 달성하기는 어렵고, 처음부터 목표를 바로 세우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해주는 것이 성공의 첫걸음이다. 지나친 욕심은 금물이며, 자기 체중의 10%를 6개월 내에 감량하고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칼로리 소모를 계산하고, 식사조절과 운동요법을 적절히 계획해야 한다. 약물치료는 초기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고 있다. 체중감량의 필요성에 대한 동기부여와 꾸준한 생활습관의 교정만이 성공의 비결이다.